주가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8일 2% 이상 급등, 840선과 76선을 회복했다. 이날 상승장은 개인과 외국인의 '합작품'이었다. 개인은 거래소시장에서 11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양 시장에서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1일만에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단기 낙폭과대에 따라 저가매수세가 유입됐고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멈추고 '중립'으로 돌아서면서 수급여건이 좋아졌다. 미국 시스코시스템즈의 '실적 홈런' 소식도 기술주에 호재가 됐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 급락과 미국 증시 불안 등 악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낙폭과대 메리트 부각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정폭이 컸던 종목이 대부분 급등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12일간 97.6포인트(10.6%)나 하락했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SDI 신세계 등 주요종목이 급등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9일새 43만원에서 33만원대로 밀려나는 등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흘러들어 3% 가량 오르며 36만원선을 회복했다. SK텔레콤은 4.9%이상 급등, 시가총액 상위 10개종목중 상승률이 가장 컸다. 최근 내림폭이 컸던 삼성SDI는 전날에 이어 6%이상 급등해 11만원선을 회복했고 신세계도 6% 이상 급반등했다. 업종별로는 주가가 작년말 수준까지 떨어졌던 증권업종의 오름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장중 한때 지수가 810선까지 떨어지면서 바닥을 확인한 만큼 가격조정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옵션만기일 부담에도 불구하고 추가 급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수급안정 기미 '큰손'인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크게 약해지는 동시에 기관투자가는 매수여력을 되찾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매수우위로 돌아서 수급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3천2백22억원어치(거래소 2천8백75억원, 코스닥 3백47억원)를 순매도했지만 이날엔 2억원과 71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날 외국인의 대량 매물(2천8백75억원 순매도)에 맞서 대규모 매수세(2천1백4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던 국내 기관도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이날 순매도 금액이 56억원에 불과했다. 투신과 보험은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그동안 급락장에서 악성매물을 쏟아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됐던 개인투자자의 미수금 잔고도 대폭 줄었다. 지난달 24일 1조3천억원대까지 늘었던 미수금 잔고는 7일 8천5백7억원으로 떨어졌다. ◆ 전망과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권의 횡보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이달 중순까지 810∼860의 박스권에서 머문 뒤 중순 이후부터 월말까지는 박스권의 상단부가 880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 사장은 "이날 지수 급등은 전날 장중 810선까지 밀렸던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국내 수출경기 지표가 확연히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6월에 접어들어야 지난번 고점인 94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투자자라면 850∼860선에서는 차익을 실현하고 820∼830선에서는 업종대표주를 저가매수하는 매매전략이 좋다"면서 "매수종목은 수출관련 업종대표주로 철저하게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