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이 합병비율 협의에 들어가는 등 합병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중 합병에 합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합병비율을 5.2 대 1(제일은행 주식 5.2주당 하나은행 주식 1주)로 하자는 의견을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측에 제의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최근 하나은행 주가가 1만8천원대로 떨어져 있긴 하지만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최소한 2만6천원 이상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합병 주식비율을 5.2 대 1로 하자는 의견을 뉴브리지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제의에 대해 뉴브리지측은 합병비율을 더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측은 제일은행 주식을 주당 최소한 1만원 이상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뉴브리지는 지난 99년 액면가(5천원)로 제일은행 지분 51%를 인수했었다. 두 은행은 합병비율을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 합병조건에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합병 후 존속법인은 일단 제일은행으로 하고 나중에 은행명을 바꾼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일은행의 누적결손금 5조원에 대해 합병 후 법인세 감면을 받기 위한 방안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 합병비율을 두고 다소 이견이 있으나 합병 협상을 오래 끌다보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뉴브리지측으로서도 계속 시간을 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