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단기물 중심으로 사흘째 상승하며 마감했다. 미국 채권 금리가 하락한 데 따라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곧 매도 우위로 돌변했다. 전날 전격적인 콜금리 인상 후 지표금리가 충분히 오르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일부 대형 기관의 MMF 환매설까지 돌아 시장 분위기는 급랭했다. 주가도 일관되게 강세를 보여 채권 매도세를 거들었다. 나스닥 선물이 크게 올라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회복 속도를 고려할 때 금리의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매도세는 잦아들었다. 금리는 오전장 후반부터 장 막판까지 지루하게 옆걸음했다. ◆ 금리 6.40%선 확인 = 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6.38%에 거래됐다. 장 초반 6.32%까지 하락했으나 곧 상승 전환했고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으로 6.40%에 호가되기도 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5호 수익률은 6.93%로 0.02%포인트 올랐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0.03%포인트씩 상승한 6.27%, 5.47%로 마감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상승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수익률은 0.04%포인트 오른 7.16%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4%포인트 상승한 11.13%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큰 폭 하락했지만 지지선을 확인하고 낙폭을 좁혔다. 6월물은 4만7.746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한103.27을 가리켰다. 한때 103.22까지 내려갔지만 대기매수세가 유입됐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투신사와 외국인은 각각 2,083계약, 1,993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은 2,882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 미국 증시, MMF 환매 변수 = 한국은행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 2일물 매입을 통해 2조원을 지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시중 자금 부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지원은 아니지만 자금 경색이 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투신운용의 임상엽 과장은 "주 후반 이후 지방재정지출, 정부지출 등으로 시중 자금 사정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MMF 환매설이 돌며 이날 단기물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 또한 시장 자체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증권의 오동훈 연구원은 "현재 MMF 환매가 심하게 이뤄질 요인은 없다"며 "당분간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의 임 과장은 "실제로 일부 기관이 MMF에서 자금을 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음 주 초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과장은 "기관이 MMF 환매 자금으로 금리가 오른 상황을 이용해 직접 채권을 매입할 수도 있고 경쟁력 있는 회사의 MMF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도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채권시장은 당분간 매수나 매도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회복돼 채권 매도세가 다소 늘 수도 있지만 국채선물 6월물의 확고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103.20선이 국고 3년물 금리 6.5%선에 대응하고 있어 당분간 6.40%선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