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예상주가 발표 문제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는 증권거래소와 업계가 자율적으로 마련한 애널리스트 행동준칙을 승인, 조만간 시행에 나선다고 한다. 애널리스트가 증권사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권고를 해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이 준칙에선 이른바 목표주가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두고 있어 특별히 관심을 모은다.
국내에서도 애널리스트가 투자의견을 낼 때 당사자는 물론 해당 증권사까지 보유중인 주식규모를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는 조치를 취해,일반투자자에겐 매수를 권고하면서 자신들은 주식을 파는 비도덕적 행위를 엄격히 감시하고 있지만 그 것만으론 미흡하다. 목표주가 발표도 미국처럼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정종목의 향후 6개월 또는 1년 이내 예상주가가 얼마라는 식의 목표주가 발표는 외국계 증권사가 선을 보인 이후 이제는 국내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사이에도 널리 퍼져있는 현상이다.
목표주가를 제시해야 제대로 쓴 보고서란 얘기마저 있다. 그러나 목표주가는 그 자체가 결함 투성이이고 투자자의 판단을 오도할 소지가 있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목표주가는 들어맞는 경우가 거의 없을 만큼 부정확하기 짝이 없다.
주가전망의 근거가 되는 기업 실적을 정확히 예상하기도 어려운데 증시주변의 자금사정과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소까지 복합돼 결정되는 주가를 예측하고 발표하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자 그 부정확성 때문에 정보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증권전문가는 물론 애널리스트 스스로도 목표주가를 별로 믿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자신이 발표한 목표주가를 시장상황에 따라 허겁지겁 수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스스럼없이 목표주가를 발표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자 합리적인 분석을 가장한 일종의 '호객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와 애널리스트 입장에선 투자 참고용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선량한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줄 소지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목표주가의 부작용이 큰 데다 주가에 미치는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증권업협회는 준비중인 '리서치 자료 작성과 공표에 관한 모범규준'에 목표주가 발표 금지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또 매수 보유 매도 같은 투자의견을 발표할 때 그 근거를 충분히 제시토록 해 선량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