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단 무슨말 나눴나] 경제정책 일관성 유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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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월드컵 등 국가적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정치적 과도기속에서 우리 경제를 추스리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9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서는 월드컵 개최와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올해 예정된 양대 선거 및 실물경제 동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참석함에 따라 회의분위기도 여느 때보다 더 진지했다는 것이 전경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회장단은 오는 31일 개막을 앞둔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초부터 국가적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한국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월드컵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자원봉사자 파견과 함께 선수단에 숙소를 제공키로 했으며 LG는 PDP(벽걸이)TV 등 개막식용 IT(정보기술)제품을 지원하고 선수단의 훈련캠프를 제공할 방침이다.
SK도 숙소 및 연습경기장을 제공하는 한편 홍보관을 운영키로 했다.
공식후원사인 현대차도 대회운영에 필요한 차량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많은 기업들은 해외의 주요 거래선도 초청키로 했다.
회장단은 이같은 노력을 통한 한국이미지 제고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경제계가 최대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선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활약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참석함에 따라 "여수박람회"도 자연스레 화제로 떠올랐다.
정 회장은 경제계의 아낌없는 기부금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뒤 그동안의 유치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다른 회장들도 약 17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3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지닌 세계박람회 유치가 성공하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회장단회의 직후 간담회에 참석한 이한동 국무총리도 "정부는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재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치자금과 관련된 얘기가 오갔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집권 여당을 탈당한 상황인 만큼 정치권에서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안정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
국가대사를 접어두고 정쟁으로만 치달을 경우 경제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담은 것이다.
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논리로 인해 경제흐름이 왜곡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한해의 정책적 판단이 향후 5~10년의 국가경제를 좌우하게 된다는 심각성을 재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올들어 경제계는 수차에 걸쳐 "경제분야에 대한 정치권 외풍 차단"을 정치권과 정부에 거듭 주문해왔다.
전경련이 1월 회장단회의를 통해 정치논리에 의해 경제정책이 왜곡돼선 안된다고 촉구했고 2월 정기총회에서는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을 거부하고 선심성 정책 배제를 촉구하는 "기업인 결의"를 채택했다.
지난 3월초엔 경제5단체장들이 "올해 대선을 기점으로 과거의 불합리했던 정치행태를 일소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개발하는 정치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아 선거에 임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회장단은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촉구하고 국가적 행사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의지를 다진 셈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