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실탄' 충분...공격투자 저울질 .. 옵션만기일 '氣싸움' 善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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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단기악재로 작용했던 옵션 만기일이 지나갔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종합주가지수가 6포인트 떨어졌으나 우려할 만한 하락세는 아니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옵션 만기일 부담에서 벗어나 수급구조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기관성 자금의 증시 유입이 재개될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투신 등 기관의 매수 여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유입되는 기관 자금=급락세가 진정되면서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에 기관 자금들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지난 6일 정보통신부가 8백억원을 대한투신운용의 주식혼합형 펀드에 맡긴데 이어 8일에는 공무원연금이 프랭클린템플턴투신과 하나알리안츠투신의 주식형 펀드에 2백억원을 투입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지난달초 주가지수 918포인트에서 환매했으나 그동안 조정을 충분히 받았다는 판단아래 재가입했다"며 "상반기중 5백억원 정도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올해 안에 3천5백억원을 주식형 펀드에 넣는다는 방침아래 가입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국민연금 장길훈 팀장은 "증시의 수급상황을 볼 때 700선을 기다리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며 "800∼850선이면 적절한 지수대인 것으로 보여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추가 집행 자금에 대해선 분할 가입을 원칙으로 하되 주식편입 비중은 90%선으로 책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들도 최근 2001사업연도 결산을 마치고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 집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최근들어 옵션 만기일 이후 증시 전망에 대한 보험사의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의 매수 여력 늘어난다=기관 자금들이 잇따라 유입됨에 따라 투신권의 실탄이 한층 보강될 전망이다.
주가지수 900선 언저리에서 벌어진 펀드 환매로 주식편입 비중이 줄어들었던 투신사들은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매수여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설정된 신규 펀드의 경우 주식편입 비중이 약관 대비 절반 정도에 머물고 있다"며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830∼840선에서는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투신운용 백승삼 부본부장은 "당초 주식편입 비중이 95%에 이르렀으나 900∼880선에서 편입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 80%대 후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800∼850선의 지수대에서는 저가 매수의 메리트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미국시장과 외국인 움직임=옵션 만기 이후 기관의 매수 강도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미국 시장 동향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시장의 안정화에 따라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거나 매도공세를 완화시킬지 여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SK투신 장 본부장은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그렇다고 뚜렷한 상승 모멘텀도 찾기 힘들다"며 "D램 가격 회복과 미국 시장 안정화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830∼870의 박스권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