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나흘 연속 상승했다. 금리는 전날 미국 채권 금리가 큰 폭 상승해 급등 출발한 후 저점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폭을 좁혔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주가 급등으로 오름세로 출발한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약세로 반전, 금리 안정을 도왔다. 다소 옅어지는가 싶던 MMF 환매 가능성이 장 초반 주가 급등으로 다시 제기되면서 단기물인 통안채의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분간 콜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여부, 투신권 MMF 환매 여부 등이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6.40%를 기록했다. 장 초반 6.50%에 호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장 막판 한때 6.39%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0.01%포인트 상승한 6.94%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0.01%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한 6.28%, 5.51%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소폭 상승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0.02%포인트 오른 7.18%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2%포인트 오른 11.15%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나흘째 약세로 마감했다. 6월물은 장 초반 102.97로 급락했으나 꾸준히 낙폭을 좁혀 전날보다 0.03포인트 밀린 103.24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5만4,268계약으로 평소 수준이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은행과 외국인이 2,455계약, 2,230계약 순매수한 반면 투신사는 5,155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4월 수입물가가 유가 상승으로 전달보다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률이 3월의 4.4%보다는 누그러졌고 유가 상승부분은 이미 채권 금리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이를 재료로 금리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 박스권 확인, 미국시장 변수 =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가 급등해 국내 금리가 장중 폭등하기도 했지만 이는 지난 7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조치가 반영된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그동안 콜금리 인상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대외적 요인 때문에 뒤늦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금리 움직임은 금리의 박스권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국고 3년물 2002-4호 금리가 6.50%에 호가된 후 차츰 하향곡선을 그림으로써 6.20∼6.50% 박스권에 대한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 국민선물의 안 대리는 "더 상승한다면 장기물부터 저점 매수세가 유입돼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시장 금리 움직임은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지배적이지만 이 같은 전망이 재무부 채권 수익률을 더 끌어내릴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지난 3일 미국의 실업률이 8년여중 최고 수준인 6.0%까지 치솟았을 때 금리가 바닥을 찍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채권시장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데 큰 몫을 했던 뉴욕 주식시장 또한 7일 보합세를 보이고 8일 큰 폭 반등해 단기 저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장에서 펀더멘털 관련 불안감이 한풀 꺾임에 따라 국내에서 금리 하락이 제한될 공산이 커졌다. 따라서 금리가 단기적으로 저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질지라도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