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규모 단지이지만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재개발.재건축사업을 골라 잇따라 따내는 현대건설의 수주전략이 눈에 띈다. 올들어 현대건설이 수주한 11건의 재건축 및 재개발사업은 대부분 중형규모 단지이면서 수주 이후 1∼2년 안에 일반분양으로 이어지는게 특징이다. 예를 들면 지난 2월 수주한 3백48가구 규모의 서울 정릉새마을아파트 재건축은 5월 일반분양 예정이며 지난 3월에 따낸 서울 돈암1구역 재개발사업도 내년 상반기중 일반분양이 예상된다. 올들어 수주한 다른 재개발.재건축사업도 2004년 상반기 중에는 일반분양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재개발.재건축 수주양상이 이처럼 중소형 위주로 바뀐 배경에는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표현될만한 사연이 있다. 잘 나갈 때는 서울 잠실지구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사업만을 주로 수주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대형사업에 초청조차 받지 못하게 되자 중소형 단지로 방향을 틀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앉아서 기다리기보다 찾아다니는 영업에 나섰고 조합들도 현대건설의 적극적인 자세를 믿어줘 수주물량이 쌓이고 있다"며 "사업추진속도가 빠른 사업은 앞으로 회사 현금흐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현대건설은 지난달 26일까지 모두 1조6천3백82억원(9천7백54가구) 규모의 재개발.개건축 사업물량을 수주, 다른 회사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