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생겨난 미디어 제국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2년여전 인수합병을 통해 초대형 미디어그룹으로 급부상한 AOL타임워너와 비방디유니버셜이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는 등 증시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기업 AOL이 오프라인 기업 타임워너를 인수, 탄생한 AOL타임워너의 경우 주가가 합병전 주가의 25%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에는 합병비용을 모두 털어내는 통에 5백40억달러란 천문학적인 손실을 냈다. 미래 성장엔진으로 기대됐던 AOL 사업부문이 광고급감 등으로 침체를 겪고있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비방디도 유니버셜스튜디오의 모기업인 시그램의 음악 및 영화사업을 인수합병한 이후 주가가 59% 폭락하고 부채도 29억달러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양사는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AOL타임워너는 케이블사업부문의 지분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 AOL사업부문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비방디도 인터넷 투자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초대형 미디어그룹이 합병효과를 못내는 이유는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경영진이 주력하는 바람에 정작 각 사업부문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게 월가의 분석이다. 또 소비자들이 자국내에서 만들어진 음악이나 TV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미디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프랑스와 캐나다기업간 합병기업인 비방디처럼 국경을 초월해 탄생한 다국적기업은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