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산의 형국이다. 마녀의 치맛바람을 잘 피해 나갔나 싶더니 난데없는 외국인 매물로 주말을 앞둔 증시가 '그로기' 상태로 마감됐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물로 기진맥진해진 결과다. 한 외국계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전격적으로 낮춘 게 화근이 되긴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국내 기관이 외국 증권사가 조변석개식으로 투자의견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음모론'(?)으로 해석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랐다는 것.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 적극적인 '사자'로 응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맨은 "투자주체들이 '뻥카'(좋지 않은 카드로 호기를 부리는 것)로 시장을 리드하려는 느낌"이라며 "'워버그 쇼크'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커 페이스'를 잃으면 패자가 될 뿐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