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에 휘둘린 한국증시] '보고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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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워버그가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 매수' 의견을 낸 것은 지난 6일.
워버그는 90페이지짜리 한국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주식은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제시했다.
그 후 사흘이 지난 9일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삼성전자에 대한 또다른 분석보고서를 돌렸다.
최근 반도체 현물가격이 급락,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췄다는 것이 골자였다.
워버그증권 조너던 더튼 연구원은 "최근의 D램 가격 하락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D램 가격 전망을 당초 예상보다 각각 30%와 50%씩 낮춘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EPS(주당순이익)는 6만6천2백60원에서 5만3천3백98원으로 19.4%, 내년 EPS는 7만3천2백57원에서 5만2천8백33원으로 무려 27.9%나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42만원으로 종전보다 27.6%나 내렸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신인 더튼은 지난 92년부터 워버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6년간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조정해 왔다.
지난 97~90년 아시아머니 선정 한국의 전자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꼽혔던 그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EPS를 6만6천2백60원과 7만3천2백57원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 때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놀랍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증권사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수시로 바꿀 수는 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일각에선 이번 워버그의 투자의견 변경에 대해 석연치 않은 대목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를 많이 보지만 이렇게 단시일 내에 투자의견을 급변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워버그의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의견 하향 보고서에 대해 증권 업계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최근 D램가격 약세의 영향 아래 있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