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들이 최근'수난시대'에 접어들었다. 12일 증권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도입된 추천종목 보유현황 공시제도로 애널리스들의 분위기가 한껏 위축된 가운데 종목분석 보고서로 '설화'를 입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건강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부터 애널리스트들은 추천종목에 대해 보유내역을 고지해야 함에 따라 그날의 시황과 추천종목 등이 포함된 '데일리'에 보유여부를 함께 공개하거나 '한주의추천종목'을 작성할때 같은 내용을 고지하는 증권사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시세변동이 심한 코스닥 종목은 자신이 해당종목을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종목분석시 심적부담이 생긴다"고 고백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독자생존' 또는 '매각이 유일한대안'이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가 소액주주와 정부, 심지어 증권사로부터 유형.무형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모 외국계 증권사는 한 대기업으로부터 잘못된 보고서로 투자자에게 그릇된 정보가 전해진만큼 책임을 지라는 항의를 받고 담당 애널리스트를 해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종목분석과 관련된 제약요건이 많이 생긴데다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병원신세를 지는 애널리스트들도 부쩍 늘고 있다. 대형증권사의 한 리서치담당 임원은 업무과로로 쓰러졌다가 최근에 다시 현업에복귀했고 증권사 이직후 투자운용을 담당하던 스타급 증시전문가 한 사람도 과도한업무부담으로 역시 병원신세를 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평균 주당 80∼90시간씩 일한다"며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업무량이 과중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억대연봉을 받는 전문직인데다 능력에 따라 인정받는 세계인만큼이같은 근무환경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며 "이제는 애널리스트들도 소신있게분석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