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동북아 허브가 되려면 .. 오이겐 뢰플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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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겐 뢰플러 <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 사장 >
한국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보여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은 정부주도로 계획되고 실행됐는데,어떤 이는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의 현대화는 가히 혁명적이었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국가의 경제 개입은 발전보다 침체를 가져왔다.
그런데 한국은 정부가 적극 참여해 고도 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이 여느 국가들과 달랐던 것은 정부의 강력한 수출 기업 육성 정책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류층을 포함,사회 전반에 팽배했던 스파르타식 정신일 수 있다.
이러한 정신으로 한국은 다른 신생국들과 달리 과소비,부정부패,자본의 해외 유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발전 모델은 90년대 초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로 인해 아시아는 물론 한국 경제는 변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성공 비결'은 외환위기 이후 효과가 없어졌다.
한국정부는 국가경제와 경영난에 직면한 기업들을 위해 강력한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추진했다.
아직은 결점이 있고 또 구조조정의 갈 길은 남아 있지만,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적 해법은 노조 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들의 비판을 샀다.
심지어 시장경제 체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새로운 시장경제 체제가 너무 추상적이어서 충분한 동기부여를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국을 동북아시아의 허브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가 과연 한국의 새로운 발전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첫째,한국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가 아니다.
도시국가는 비즈니스와 금융센터만으로도 국가경제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큰 한국은 비즈니스와 금융센터만으로는 국가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
둘째,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어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이 두 나라의 경제규모는 크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대체적으로 자국에 비즈니스·금융센터를 두고 있다.
이는 한국이 비즈니스 허브로 설 자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한국이 그러한 도전들에 맞서기 위해 경쟁력을 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의 경쟁적인 환경 속에서 주어진 업무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 국가 경제발전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비즈니스 부문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동북아시아 비즈니스 중심지화는 투명하고 효과적인 행정이 있어야 이룩될 수 있다.
때문에 관료나 규제기관의 자유재량권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부패를 척결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제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개방해 각국의 전문서비스가 들어오게 하고,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보다 다양한 전문서비스를 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국기업들은 시장을 실질적으로 개방하고 환영해 주는 나라에 '지역본부'를 설치,운영할 것이다.
나아가 사회 저항이나 불안을 느끼는 일 없이 현지기업들을 인수할 수 있게 하고,자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데 직·간접적 장애가 없게 해야 한다.
즉 외국기업들을 위해 상품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기업과 노조가 원만한 관계로,매우 의욕적이고 독창적인 전문가들을 노동시장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열린사회를 위해서는 좋은 교육제도 뿐만 아니라 이견을 받아들이고,시대에 뒤진 '계급주의'나 '연공서열제'를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는 한국이 이미 개혁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더불어 영어 실력과 교육시설,그리고 외국인을 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미래 세계 경제의 주요 역할,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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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