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주주' 종목 속출 .. 해외CB.BW 주식전환가 잇단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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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코스닥기업의 새로운 대주주로 속속 부상하고 있다.
해외 BW와 전환사채(CB) 등의 행사(전환)가격이 증시침체로 크게 하향조정되면서 외국계 투자회사의 주식전환 가능물량이 전체 발행주식수의 5%를 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주식전환가능물량을 포함해 한 기업에 대한 보유지분율이 5%를 넘게되면 지분변동을 신고토록 하는 '5% 룰'을 운영하고 있다.
통상 외국인들은 주식연계채권 해외공모때 신원노출 및 지분신고의무 등을 꺼리는데다 경영참여보다는 단순투자목적이 대부분이어서 외국인이 대주주가 되는 업체들은 물량부담으로 인해 주가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대주주가 된 업체=홍콩계 투자회사인 CSFB(Credit Suisse First Boston)는 최근 금감원에 중앙디자인의 보유지분율이 6.12%(48만2천여주)에 달한다고 신고했다.
CSFB는 신고서에서 BW행사가가 5천4백원에서 4천1백원으로 조정돼 보유잠재주식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CSFB는 또 같은 이유로 대한바이오링크의 지분율도 5.57%(37만여주)로 높아졌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외국계 투자회사인 비씨에이피티이도 최근 영진닷컴의 CB보유물량이 주식전환시 1백20여만주(지분율 10.71%)에 달한다며 금감원에 신고했다.
◆잇단 행사가 조정=중앙디자인과 대한바이오링크의 경우 주가하락으로 행사가를 조정한 회사들이다.
올해 들어서만 중앙디자인은 지난 4월께 BW행사가격을 5천4백에서 4천1백원으로,대한바이오링크는 9천9백50원에서 6천9백34원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중앙디자인과 대한바이오링크의 BW행사에 따른 주식전환물량은 조정 직전 예상보다 각각 31.7%와 43.49%가 늘어나게 된다.
넥시즈 텍슨 코스프 서울전자통신 아라리온 등도 지난 4월께 CB나 BW 등 행사(전환)가격의 대폭조정으로 전환물량이 조정이전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대주주의 지분이 낮아짐에 따라 해외 주식연계채권 인수자들이 5% 이상인 대주주가 등재되거나 아예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한미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은 아이빌소프트와 에스에스아이가 발행한 CB를 장외에서 매입,전환가격 등의 조정으로 보유지분율이 각각 14.5%와 7.51%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결국은 '물량주의보'=CB와 BW의 인수는 대부분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다.
중앙디자인 등의 대주주가 된 CSFB측도 신고서에서 BW보유를 단순투자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BW등 주식연계채권을 통한 지분은 주가가 반등만 하면 시세차익을 위해 곧바로 매물이 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외국계 투자지분이 높은 기업중에서도 지분증가가 장내 유통주식매입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주식연계채권 보유에 따른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잦은 전환가 조정으로 잠재 유통주식수가 급증한 기업은 요주의 대상으로 꼽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