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다우지수가 또다시 1만선이 무너진데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장을 짓누를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800선이 깨질 수 있지만 기관이 저점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800대를 크게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UBS워버그의 삼성전자 투자등급 하향이 표면적으로 '깊은 골짜기'로의 진입을 재촉했지만 그 이면엔 IT(정보기술)분야의 수요부진에 따른 D램가격 급락세와 미국경제의 '더블딥(double-dip:재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주 미국 시장에서 4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 산업생산 등이 발표되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로 작용할 만한 것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일단 추세가 바뀌면 일정기간 그 흐름에 따르는 외국인의 특성상 이번주에도 외국인의 추가매물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나마 조정을 틈타 유입된 자금을 바탕으로 지수 800 언저리에서 국내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위안이다. 외국인 매물과 기관 매수의 공방 속에서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종목 장세의 전개가 점쳐진다. 때문에 먼저 조정에 들어갔고 외풍(外風)에 시달림이 덜한 내수관련 우량 가치주가 투자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월드컵 구제역 등 테마관련주에 대한 단기 매매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횡보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약세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되면 틈새시장 또는 피난처 역할을 하면서 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에는 지수가 74∼79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횡보장세에 머무를 것"이라며 "거래소와 달리 코스닥시장의 주력인 통신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만큼 74선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선임 연구원은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어 코스닥지수가 72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오는 15일 국내 기업의 올 1분기 실적발표가 모멘텀으로 작용,20일 이동평균선인 80선에 안착하려는 시도가 예상된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자는 일정한 추세를 벗어날 때마다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박민하·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