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책임법 시장을 잡아라.' 오는 7월1일 PL(Product Liability)법 시행을 앞두고 김&장 광장 세종 태평양 등 대형 로펌(법률회사)들마다 PL법과 관련된 법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PL팀'을 편성하는 등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PL법의 핵심은 제품의 설계, 제조, 표시상 결함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생명 신체 재산상의 피해를 입을 경우 제조업체가 이를 배상토록 한다는 것. 종전에는 피해를 본 사람이 직접 제품의 결함을 입증해야 했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반대로 제조업체가 입증 책임을 지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자칫 잘못 대응할 경우 법정 싸움에서 패배, 엄청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따라서 PL법 시행과 관련된 법적 자문 수요가 증가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광장의 PL팀은 팀장인 김재훈 변호사(46.사시 23회)를 포함해 이승규 강정혜 오창석 문호준 변호사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광장 PL팀은 모 유명연예인이 자신의 볼보 승용차가 급발진 사고를 냈다며 소송을 제기, 국내에서 PL법에 대한 입법 논의가 시작된 지난 99년부터 외국 판례 등을 연구하면서 마련됐다. 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 법무팀에 각종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1백50여개 기업의 PL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제조물책임법과 대응방안'이란 세미나도 개최했다. 광장 PL팀은 PL법으로 인한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정 규모의 전담팀 구성 문서관리 방안 광고 방법 품질관리시스템 강화 등 다양한 대안을 세미나를 통해 제공했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 예방법률 위주로 기업들에 대안을 제시해 주겠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부터 PL팀을 운영하고 있다. 판사 출신의 강용현 변호사가 전체 업무를 총괄한다. 팀장은 보험연수원 강사, 금융감독원 보험산업구조조정 자문의원 등을 역임한 강종구변호사 (43.사시 25회)다. 전병하 유국열 하주연 변호사와 최봉석 미국변호사가 팀원으로 활동중이다. 강 변호사는 "PL법이 시행된 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서 소송을 벌일 수 있게 된다"며 "이 분야를 공략할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박교선 변호사(38.사시 30회)를 주축으로 6명의 PL팀이 구성돼 있다. 작년부터 기업 자문에 응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00년 흡연피해자 30명이 담배로 인해 폐암.후두암에 걸렸다며 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낸 이른바 '담배소송'에서 피고측인 담배인삼공사를 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축물하자 분야 전문인 하철용 변호사, 통상부문 전문 김두식 변호사, 일조권 분야의 임병일 변호사와 양계성 송영곤 등 젊은 변호사들이 세종의 PL팀 '식구'다. 박 변호사는 "PL법과 관련해 담배인삼공사 자동차업체 등 5~6개 기업이 자문 요청을 해왔다"며 "기업들이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은 PL법 관련 소송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팀을 짰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김&장의 송무를 총괄하고 있는 한상호 변호사(52.사시 16회)가 팀장이다. 팀원인 오관석 김성진 성창익 이능규 변호사도 모두 판사 출신 변호사다. 김후진.이상열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