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소문동 옛 대법원 자리에 들어선 서울시립미술관이 오는 17일부터 개관 기념전을 갖는다. 색으로 보는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민족의 빛과 색"전과 상설전시인 "천경자의 혼"전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3년동안 2백80억원을 들여 대법원 옛 건물의 전면 벽체만 복원하고 나머지는 새로 지은 지상3층,지하2층의 현대식 건물이다. 총 4천64평 규모의 전시공간은 전시실별로 크기와 형태,천장 높이,바닥마감 등에 변화를 주어 작품 성격과 기획자의 연출의지에 따라 다양한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덕수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옥상 전망대와 예술체험공간,뮤지엄 숍,카페테리아 등 부대시설도 두루 갖춘 종합미술센터다. 유준상 관장은 "전시 위주의 단순기능에서 탈피해 모든 시민의 휴식과 사색 재충전을 위한 쾌적한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민족의 빛과 색 전=회화 조각 설치 영상 전통문화 등 모든 미술 장르에 걸쳐 1백20여명의 작품 1백50여점이 전시된다. 황규태 박생광 김환기 염중호 심영철 박현기 강신덕 등 작고 작가에서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색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우리 색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기획전이다. '빛에서 색으로''남겨진 빛과 남은 색''잔잔한 빛,화려한 색''서울의 빛과 색''디지털로 흐르는 빛과 색''보이는 빛,의미하는 색' 등 6개 소주제별로 6개 전시실에서 열린다. 무형문화재 김희진씨의 전통매듭 전시 등 관련 행사도 개최된다. 오는 7월26일부터 내년 6월15일까지 일본의 아이치현립미술관 오사카근대미술관 이와테현립미술관에서 순회전을 가질 예정이다. 7월5일까지. ◆천경자의 혼 전=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천경자씨가 지난 98년 서울시에 기증한 작품 93점이 미술관 2층에 상설 전시된다. 지난 95년 호암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이후 7년만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생태''자화상' 등 1940년대에서 90년대 후반에 이르는 대표작들로 특히 '환상여행''황혼의 통곡' 등 미완성 작품도 출품된다. 이 전시실에는 붓 물감 등 화구는 물론 거실 재현공간도 있어 천씨의 인간적 체취를 느낄 수 있다. (02)2124-8933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