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놓고 외국인과 국내 투자주체들인 벌인 매매공방 끝에 일단 국내 투자주체들이 판정승했다. 지난 10일 7%대의 낙폭이 과다했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UBS워버그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 이후 외국인 매도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불안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거래소에서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부터 쏟아진 외국인 매물 탓에 한 때 4% 이상 떨어지며 32만원대를 위협받았지만 국내 기관과 개인의 적극적인 매물소화로 결국 소폭 오른 채 마감됐다. 종가는 전주말보다 0.45%(1천5백원) 오른 33만5천5백원. 이날도 UBS워버그증권 창구를 통해 외국인 매물이 집중됐다. 워버그증권을 통한 삼성전자 매도물량은 24만4천여주로 증권사별 매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를 1천7백35억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1천억원 이상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삼성 동원 대신증권 창구를 통해 국내 기관과 개인이 적극적인 물량소화가 이뤄졌다. 기관과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각각 4백98억원과 5백16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워버그의 올해와 내년 EPS(주당순이익) 추정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주가수익률(PER)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CSFB는 "삼성전자가 D램 분야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낮아 최근의 주가하락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목표가격을 63만원으로 유지하고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CSFB는 "단말기 사업부문의 수익호조와 TFT-LCD부문의 성장,재무구조의 지속적인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PER 수준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오진근 연구원도 "극단적으로 삼성전자 D램 부문에서 이익이 없어도 올해 EPS는 4만3천7백98원"이라며 목표가 65만원의 강력매수 의견을 냈다. 오 연구원은 "TFT-LCD와 휴대폰부문 실적호전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예상 EPS를 기존 4만8천6백46원과 6만4천9백63원에서 각각 9.2%와 4.2% 높인 5만3천1백14원과 6만7천7백5원으로 상향조정한다"며 "현재 주가는 올해와 내년 예상 실적대비 PER은 각각 6.3배,4.9배에 거래되고 있어 저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