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996년 "실내공기질 관리법안"의 입법화로 97년부터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경제 상황 악화로 정착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대기 오염에 대한 시민 인식이 크게 변화한데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기승을 부리는 황사등으로 인해 공기청정기 구매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봄 황사의 농도가 작년에 비해 3배가 짙은 것으로 조사되고 미세먼지속엔 철 망간 니켈 등 중금속과 유해물질이 섞여있다는게 알려지면서 "맑고 깨끗한 공기"에 대한 민감도가 어느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해 관련업체도 적극적으로 소비자 마케팅에 나서면서 그 시장규모가 급속히 커져가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00년 1천70억원,2001년 1천2백5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엔 2천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보급률도 작년 6%에서 올해엔 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규모는 생활수준의 향상,건강.위생의식의 고조에 따라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따라 공기청정기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업체는 IMF위기 이후 다소 감소해 99년초 65개 업체로 조사됐으나 현재는 90여개 업체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웅진코웨이개발,청풍,청호나이스,삼정,보성 등을 들 수 있다. LG,삼성 등 대기업도 함께 경쟁하고 있다. LG,삼성 등은 자사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중소업체,수입업체 제품은 대형할인점,전자상가 등지에서 팔리고 있다. 가격은 판매장소에 따라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 까지 차이나기도 한다. 영세업체들은 매장없이 인터넷 홈페이지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 전화주문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부 영세 업체들의 경우 외국제품을 그대로 모방 생산하거나 수입해 팔고 있다. 청호나이스 웅진코웨이개발 등 기존 정수기업체들은 물(水)시장에서 쌓은 기술과 판매노하우를 살려 최근들어 이 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대부분 공기청정기는 실내 오염공기를 청정필터를 통해 음이온화해 정화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오염된 공기를 팬으로 흡입하고 필터에 의해 0.01㎛정도까지의 미세한 먼지나 세균류를 집진해 체취나 담배냄새를 탈취한다. 또 오염 때문에 감소된 음(陰)이온을 이온발생기에 의해 회복시킨다. 공기청정기는 크게 기계식과 전기식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적으로 실내공간의 먼지를 제거하는 집진율의 경우 기계식은 70%이상,전기식은 85%이상이어야 한다. 제품은 갈수록 다양해져 요즘엔 단독 공기청정기 외에 가습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공기청정기능을 갖춘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음이온 발생장치 오염 감지센서 사람움직임 감지센서 등을 장착,정화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할 정도로 제품이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다. 주로 전기집진방식,헤파.ULPA 필터방식으로 정화하며 또 대부분 제품의 경우 카본필터를 사용해 탈취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가 생활주류 가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소비자취향,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세련된 디자인과 복합기능의 공기청정기가 속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