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4:09
수정2006.04.02 14:11
지난 2000년 LG전자 창원공장의 최대 고민중 하나는 양문형 냉장고 "디오스"의 품질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선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지펠이 시장을 장악해가는 상황에서 제품 출시는 계획됐지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
문제는 약냉(弱冷)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었다.
생산 공정을 샅샅이 점검해봤지만 어디서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품에도 이상은 없었다.
그런데도 완제품을 테스트하면 약냉 불량이 발생했다.
LG전자는 "DFSS"라는 6시그마 기법을 적용,문제점을 해결했다.
생산공정이 아닌 제품개발(정확히는 설계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었다.
약냉 기능의 설정이 전체 냉각시스템과 충돌했던 것.
문제를 해결하자 불량률이 2%미만으로 떨어졌고 디오스는 양문냉장고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PC사업부에서는 6시그마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노트북 배터리 사용시간을 세계 최고 수준인 10시간30분으로 끌어올렸다.
LCD(액정표시장치)를 비롯,노트북 각 부품의 소비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사업부가 독립된 6시그마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였다.
LG전자는 지난해 3천1백건의 6시그마 프로젝트를 추진,4천4백억원의 재무개선효과를 거뒀다.
모든 프로젝트의 성과를 금액으로 측정,평가하는 것 역시 6시그마의 장점이다.
97년 이후 LG전자가 추진한 프로젝트는 8천4백19건,금액으로 따지면 9천3백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GE사의 가전부문 대표인 제임스 캠벨 사장이 창원공장을 방문해 극찬을 했을 정도다.
LG전자 모든 임직원들은 한 해에 1개 이상의 6시그마 프로젝트 수행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LG전자에서 6시그마는 승진의 필수조건이다.
또 모든 부서의 책임자급 이상은 반드시 BB(블랙벨트)를 따야 한다.
태권도의 검은 띠에 해당하는 BB는 6시그마 과제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은 물론 6시그마 교육까지 담당하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6시그마 사전"이다.
관리자라면 당연히 부서의 업무를 6시그마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기본 지침이다.
사장단도 매월 6시그마 추진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장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