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29.직장인)씨는 지난1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친구1명과 영화를 보면서 총 1만4천원의 관람료중 단 3천5백원만 지불했다. 조조할인 혜택(2인 6천원)에다 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 할인(2인 3천원),신용카드 결제 할인(1천5백원) 등 총 1만5백원을 할인받았기 때문이다. 극장들의 카드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입장료를 각종 카드로 결제해 할인받는 관객들이 급증하면서 "제값으로 영화보면 바보"란 말이 유행할 정도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체인 CGV의 경우 전국 85개 스크린에서 지난 4월 한달동안 카드이용 고객이 전체 고객의 30%(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 이용자 23%,신용카드 이용자 7%)에 달했다. 지난해 7월 전체의 1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16개 스크린을 운영중인 메가박스 코엑스는 지난달 신용카드(28%)와 이동통신카드(31%) 사용비율이 전체 관객의 59%에 이르렀다. 지난해 평균 카드사용 비율은 전체의 40%였다. 또 서울극장을 비롯한 서울시내 대부분의 극장에서도 카드이용 고객이 5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고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전국 극장과 이동통신사 및 카드사 등을 연계해 카드할인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국 주요극장 81개와 제휴해 통신사 및 카드사의 할인서비스를 대행중인 (주)큐앤에스(대표 최웅수)측은 "서울과 5개 광역시 주요 극장들은 할인서비스 관련 매출이 30∼50%,군소도시 극장들의 경우 전체의 10∼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서울 소재 극장에서는 카드고객 이용률이 전체의 10%를 밑돌았다. 카드사용 고객이 급증하는 이유는 영화관에서 이동통신 멤버십카드와 신용카드의 중복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한 편을 볼 때 두가지 카드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3천원 안팎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일부 카드는 할인액이 입장료의 절반에 이르며 무료관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016 '나' 카드를 사용해 무선 인터넷으로 CGV극장에 예약했을 때 편당 3천5백원이 할인되며 부산의 CGV서면점의 경우 매주 금요일 무료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현대카드도 내달부터 월1회 CGV강변과 CGV명동에서 무료 관람 서비스를 제공한다. CGV 관계자는 "극장의 주요 고객층인 20∼30대가 카드를 많이 사용한다"며 "이동통신사와 카드업체들이 고객확보 차원에서 극장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것도 영화관람료 카드지불 현상을 더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