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을 통해 은밀히 파악된 신용카드번호를 거래하는 사이버 암시장이 독버섯처럼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비롯 주로 옛 소련지역 사람들이 은밀하게 '온라인 암시장'을 개설,매주 수만개의 신용카드 번호를 불법 거래하고 있다. 주요 고객에는 옛 소련이나 동유럽은 물론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암거래상들도 포함돼 있다. 거래가격은 증시처럼 수급상황에 따라 번호당 40센트∼5달러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낱개판매보다는 주로 '1천개 카드번호에 1천달러'식으로 흥정된다. 신용카드 비밀번호는 일명 '검은모자'(black hat)로 불리는 컴퓨터 해커들이 제공한다. 신용카드번호를 불법적으로 사들인 암거래상들은 온라인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현금인출까지 하고 있어 전세계 금융기관의 손실규모가 연간 10억달러를 넘어 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최대피해자인 신용카드 회사들은 미 연방수사국(FBI)등과 함께 범죄조직 색출에 힘쓰고 있지만 '은밀한 거래'현장이 쉽게 포착되지 않아 묘수찾기에 고심중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