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태 골프칼럼니스트(55)는 골프계에서 프로골퍼보다 더 해박한 골프 지식과 레슨 이론을 갖춘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로골퍼 자격증은 없지만 그에게 레슨을 받는 주니어 선수들이 있고,기업들로부터 레슨이나 골프특강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김씨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28세 때인 1975년. 영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런던으로 유학을 갔던 시절이다. 당시 주말 여가활동으로 가장 돈이 적게 드는 게 골프여서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골프입문 3개월 만에 '싱글 골퍼'가 된,좀체 믿어지지 않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현지 지역신문에 3개월 만에 싱글이 됐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였다. "당시 매일 1∼2라운드를 했습니다.어떤 날은 72홀을 돈 적도 있지요.중·고·대학시절 10여년간 펜싱선수를 한 게 '싱글'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골프에 천부적인 자질을 보이자 그는 공부를 때려치우고 프로골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1년쯤 됐을 때 그가 기록한 스코어는 5언더파 67타. 생애 베스트 스코어다. "영국이라는 곳이 골프비용은 싸지만 프로되는 것은 까다롭더라고요.건강에 돈 문제까지 겹쳐 1년쯤 지나 프로골퍼의 꿈을 접었지요." 그는 골프가 마라톤보다 어렵다고 했다. "골프는 마라톤보다 더 강한 지구력을 요구합니다.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정신력 또한 매우 중요하지요." 현재 핸디캡은 8. 프로골퍼를 포기하고 런던과 미국에서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로만 즐기다가 지난 95년 다시 골프에 탐닉했다. "3백여권에 달하는 골프 관련 외국서적을 읽었죠.그러면서 스윙 메커니즘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론을 구축하게 됐습니다.아마추어 골퍼들은 많은 책을 탐독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스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레슨서적을 읽어야 합니다. 특히 슬럼프일 때 책을 읽어보세요." 그는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임팩트 순간의 균형'을 들었다. "임팩트 순간 오른발을 지면에서 떼지 말고 붙여야 합니다.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집니다." 그는 조만간 자신이 개발한 골프연습 장비를 내놓을 계획이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