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위기에 몰린 코스닥기업의 소액주주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닥위원회의 퇴출명령에 맞서 소송 제기 등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을 비롯 경영 일선에 직접 뛰어들어 경영진을 개편하거나 퇴출요건 해소를 위해 기업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를 직접 주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옵셔널벤처스 소액주주들은 지난 13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스티브 발렌시아 대표이사를 비롯한 이사 6명을 해임하고 김효동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새로 선출했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한 코스닥기업을 인수인으로 옵셔널벤처스의 매각작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의견 거절 및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퇴출사유가 발생한 한빛전자통신의 소액주주들도 공식 퇴출심사를 앞두고 등록기업인 3R에 M&A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소액주주들의 이같은 경영 참여는 회사 경영진 및 대주주의 '모럴해저드'와 무능력으로 생긴 경영공백을 메우고 퇴출로 인해 주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 보겠다는 자구노력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들의 반란=옵셔널벤처스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임시주총 개최 허가를 받아낸 후 전 이사진을 모두 해임했다. 이들은 또 창투사 설립에 관심있는 등록기업을 직접 물색해 긍정적인 인수 의향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전자통신의 소액주주들도 회사 매각을 위해 직접 뛰고 있다. 소액주주 대표단은 최근 코스닥기업인 3R을 방문,이 회사의 최대주주 지분 34.4%를 무상으로 인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3R의 자회사인 현대시스콤과 한빛전자통신간에 진행되고 있는 기술특허분쟁을 '협상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3R측은 15일 코스닥위원회의 심사에서 등록이 취소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앞서 이미 퇴출결정이 내려진 한국디지탈라인과 다산의 소액주주들도 소송,항의방문 등 실력행사와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자구노력을 펴기도 했었다. ◆어떻게 될까=소액주주들의 이같은 '회사 살리기'는 전적으로 증권당국의 손에 달렸다. 옵셔널벤처스는 현재 전 대표이사의 사기사건 등으로 중기청의 창투사등록취소 심사를 받고 있다. 옵셔널벤처스가 퇴출취소 사유를 해소하려면 △경영진 선임을 포함해 경영정상화 △투자자산의 안정적 확보 △투자의무비율 준수 △적정 감사의견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옵셔널벤처스 소액주주들은 현재 검찰에 출금 금지된 46억원의 현금을 포함해 1백70억원 이상의 투자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감사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스닥등록 유지를 위한 감사의견인 '한정'보다 한 단계 높은 '적정'의견을 받아낼지는 의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한빛전자통신도 15일 코스닥위원회의 퇴출심사 결과가 관건이다. 과거 한국디지탈라인과 다산 소액주주들의 반란은 결국 퇴출결정으로 '실패'로 끝났다. 옵셔널벤처스와 한빛전자통신 소액주주들의 반란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