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달 6월을 어떻게 넘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게임업계가 `월드컵 악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는 31일 개막돼 6월 한달 내내 진행되는 월드컵대회의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서 6월은 여름방학 특수를 겨냥해 각종 마케팅 전략을 집중하고 각업체가 자신들의 대표작을 잇따라 출시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이 개최되는 올해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온라인 게임업체 N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축구국가대표팀의 대 중국평가전이 열렸던 시간대에 게임에 접속한 회원의 수가 순식간에 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사 관계자는 15일 "게임의 경우 스포츠, TV 드라마 등 이른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며 "경쟁 콘텐츠중 어느 한 분야라도 `바람'을 일으키면 게임 사용자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경우 실제로 최근 시청률 40%를 육박하며 인기를 모았던 TV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가 방영되는 시간에는 과거와는 달리 접속 게이머 수가 최고 10%정도 감소하기도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월드컵 마케팅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 효과를 볼 수 있는것"이라며 "정작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당초 6월에 신작 게임을 출시하려 했던 PC게임업체 O사는 신제품 게임 출시를 7월로 미뤘다. 이같은 월드컵 악재 뿐 아니라 6월은 국내 게임업체에 더욱 힘든 `시련의 시절'이 될 전망이다. 내달 초에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게임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게임중 하나인 `파이널판타지10'이 출시되는 데다가 내달 말 연내 200만장 판매가 예상되는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가 출시돼 국내 게임업체의 입지가 더욱 좁혀질것으로 보인다. 또 문화관광부가 내달 1일 온라인게임에 사용연령층 제한을 두는 사전등급 심의제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이래저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월드컵때문에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에버퀘스트'의 시범서비스를 7월로 연기했다"며 "6월에는 온 국민의 관심이 온통 월드컵에 집중되기 때문에 게임업체들이 서비스 시기를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