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서울대 박사과정 졸업자가 대학원 석·박사 과정 동안 무려 20여편의 논문을 SCI(과학논문인용색인)에 등록된 학술지에 게재,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2월 이 대학 공대 응용화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갑양씨(30). 서씨는 서울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지난 6년간 24편의 논문을 SCI에 등록된 해외학술지에 실었다.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석·박사 과정을 마치는 동안 SCI 학술지에 싣는 평균 논문편수가 3∼4편인 점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대학원생이 6년간 24편이나 게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학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서울대 교수의 경우도 지난해 현재 1인당 SCI 논문 평균 편수가 연간 1.7편 수준이다. 서씨의 경우 석사과정 동안 3편을 게재한 데 이어 박사과정 동안 21편을 펴냈으니 박사과정 동안 매년 5∼6편을 SCI 학술지에 실은 셈이다. 서씨의 전공은 반도체 공정 및 신소재 분야. 최근에는 1백㎚(1㎚는 10억분의 1?) 이하의 미세 단위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세관 형상법'을 이용,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미세 패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다룬 '비전통적 패터닝 공정 및 고분자 박리' 논문을 발표해 외국학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서씨는 오는 9월부터 미국 MIT대학 박사후(Post Doctor)과정에서 화학계 노벨상 후보 0순위자로 꼽히는 화이트 사이드(White Side) 교수와 노벨상 수상자인 밥 랭어(B.Langer) 교수 등의 지도를 받을 예정이다. 서씨는 "연구가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것이 좋은 결실을 가져온 것 같다"며 "연구업적 면에서나 생활 면에서 모범이 되는,존경받는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 서씨의 지도교수인 이홍희씨(58)는 "25년 교수생활에 이처럼 뛰어난 제자는 처음"이라며 "창의성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서 박사의 연구는 화학계의 새로운 분야를 열어주는 원조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