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나흘만에 반락했다. 최근 영향력이 강화된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방향 제시를 뒤로 미룬 가운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되면서 추가 상승 시도를 가로막았다. 시장에서는 이날 조정을 단기 상승폭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20일 이동평균선을 뚫지 못한 채 되밀림에 따라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증시는 뉴욕증시 동향과 D램 가격 등 통제불가능한 변수에 의해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지수 800선의 강력한 지지력을 확인한 만큼 20일선 돌파 여부를 주목하면서 기술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58포인트, 0.53% 높은 858.0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7.99로 0.35포인트, 0.45%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변동성이 극히 제한됐다. 주가는 하루 종일 보합권에서 지루한 등락을 거듭했다. 수급개선, 반도체 모멘텀 등에 기댄 매수세와 박스권 상단부로 인식한 매도세가 팽팽히 맞서며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무게 중심은 다소 아래를 향했다. 이번주 급반등을 주도한 삼성전자가 나흘만에 하락하며 개인이 대규모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거래가 급증하며 8억7,000만주가 손을 옮겼다. 하이닉스가 대만 D램생산업체 모젤 비텔릭과 생산라인(FAB) 장비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와 임원 30% 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발표로 5억주 가까이 거래됐다. 이날 증시는 KT의 민영화를 위한 공모를 앞두고 통신주 강세가 돋보였다. 반면 최근 급등을 이끈 반도체주는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기계, 건설, 음식료, 운송, 정보기기업종 등이 올랐고 전기전자, 전기가스, 은행, 증권,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이 하락했다. 등락폭은 크지 않았다. 지수관련주는 삼성전자가 1.6% 내리며 37만원선에 턱걸이했고 POSCO, 신한지주, LG전자, 기아차, KTF, 엔씨소프트, LG홈쇼핑 등이 하락했다. 하이닉스가 매각과 구조조정 등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12%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KT, SK텔레콤, LG카드, 현대차, 아시아나항공, 강원랜드, 국민카드 등이 올랐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07억원, 561억원 순매수로 대응한 반면 개인이 1,138억원을 처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1,035억원으로 매도 708억원보다 많았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모호하게 마감함에 따라 제한적인 등락이 거듭됐다"며 "비교적 양호한 조정이지만 20일선 돌파를 숙제로 안게 됐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자체적인 에너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뉴욕증시와의 연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위아래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박스권을 중심으로 단기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