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가 16일 오전 10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5년 전인 지난 97년 5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이날 홍걸씨를 상대로 코스닥 등록업체인 D사와 S건설 등 기업체 돈 28억여원을 최규선씨를 통해 전달받은 경위와 이 돈의 명목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홍걸씨가 지난해 4월 초 최씨로부터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주식 6만6천주를 주당 3천원에 차명으로 양도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 경위도 함께 추궁했다. ◆ 정점으로 치닫는 '최 게이트' =홍걸씨가 소환됨으로써 지난 4월10일 이후 한 달 넘게 끌어온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최 게이트'가 아니라 '홍걸씨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사건에서 최씨 배후에 있는 핵심 인물이 홍걸씨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홍걸씨의 금품 수수를 상당 부분 밝혀낸 만큼 본인을 상대로 최씨를 통해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돈이나 주식의 정확한 규모를 확정하고 이중 어느 정도가 대가성이 있는 것인지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검찰은 하루 이틀 정도의 조사를 통해 홍걸씨 신병 확보에 필요한 범죄 혐의를 확인한 뒤 이르면 17일 밤이나 18일 오전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남은 수사 포인트 =홍걸씨 신병 처리를 매듭지은 뒤 검찰은 홍걸씨 문제 외에 나머지 수사 포인트를 조사하는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즉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이 정·관계를 상대로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받기 위해 직접 로비를 했는지 여부 △6개 포스코 계열사 및 협력업체들이 타이거풀스 주식 2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70억원을 주고 매입한 경위 △최씨의 추가 이권 개입 등이 새로운 수사 초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줄곧 "이 사건의 핵심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의 로비 의혹"이라고 설명해 왔다. 유상부 포스코 회장도 포스코 계열사의 주식 매입과 관련해 홍걸씨 사법처리 후 금명간 재소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