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아들 홍걸씨가 16일 검찰에 소환되자 "이제 사태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김 대통령에 대한 공격수위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홍걸씨의 사법처리로 비리정국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했다. ◆대통령 조사 재촉구=한나라당은 홍걸씨 소환과 관련,"이 모든 것은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김 대통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남경필 대변인은 "홍걸씨 홍업씨를 구속하는 선에서 모든 비리를 덮으려하는 청와대의 또다른 음모를 경계한다"며 "아들 구속을 핑계로 진실을 호도한다면 대통령의 남은 임기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부패의 최후 몸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야당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한 뒤 "다른 나라 같으면 (대통령이) 벌써 자리에서 물러났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친·인척들의 권력비리 차단을 위해 설치키로 한 감찰기구와 관련,"감찰기구를 대통령 입맛대로 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며 감찰기구 대표를 야당인사로 지명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노 후보 "특검제 도입 가능"=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이날 부산 기자간담회에서 "거의 모두 사람들이 (홍걸씨가)감옥에 들어갈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내가 (별도로) 말 안했는 데도 그렇게 되고 있다"고 사법처리를 기정사실화했다. 노 후보는 이어 "검찰도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검찰수사가 의심스러우면 특검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범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홍걸씨를 둘러싼 모든 비리의혹들은 검찰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검찰은 한나라당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일부 사무처 당직자들은 김씨의 검찰소환 장면을 TV로 지켜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