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평가원의 조사 결과는 정부의 기술정책에 대해 크게 세가지 과제를 던진다. 우선 신산업 및 신기술 분야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범부처적으로 추진하라는 것이다. 또 'one-size-fit-all'식의 일괄적인 기술정책에서 벗어나 산업별로 차별화된 기술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산업별 특성을 분석한 뒤 중.장기 및 단기 기술개발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앞서나가는 분야에 대해선 경쟁촉진 환경조성과 기술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민간 주도의 혁신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 기술수준이 높고 기술격차도 작은 분야 =컴퓨터시스템이나 통신분야가 여기에 해당된다. 민간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로 자생력이 확보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경쟁 촉진을 위한 환경이나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 기술수준보다 기술격차가 더 큰 분야 =수송기계 금속재료 산업기계 섬유 등 기술 수명주기로 볼 때 대개 성숙기에 들어선 주력산업들이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가 힘들다. 인력 정보 설비 등 기술혁신의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술 개발에 눈을 돌리도록 유인해야 한다. ◆ 기술수준이 떨어지나 격차는 작은 분야 =소프트웨어 및 게임, 전자부품 및 재료,전기.전자기기 등이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산업은 잘만 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안에 선진국을 추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 기술수준과 기술격차 양쪽에서 차이가 큰 분야 =생물산업 환경.에너지 고분자·석유화학 정밀화학 전지 세라믹재료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산업적 중요성에 비해 선진국 기술수준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이런 분야에 대해선 정부가 차세대 시장을 겨냥해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 기술수준 및 기술격차에서 크게 낙후된 분야 =항공우주산업이라든지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초미세기술산업 등의 기술낙후 현상이 심각하다. 이들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해선 국내 기업들이 특화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부처간 적극적인 공동보조도 긴요하다. 안현실 전문위원.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