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마케팅 D-10] 경제도 '팡팡'...주가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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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회는 단일 종목을 위한 스포츠 잔치다.
따지고 보면 둥근 공을 발로 차며 뛰어다니는 축구 경기만 한달 내내 벌어지는 이벤트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문화적인 영향은 물론이고 경제나 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따라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형의 효과뿐 아니라 막대한 무형의 파급효과까지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개최국에게는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국가 이미지를 쇄신해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선 개최기간이 올림픽 대회보다 2배이상 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TV시청률도 높다.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때 TV시청자수는 연인원 3백20억명.
1998년 프랑스 월드컵때는 3백70억명으로 불어났다.
이는 바로셀로나 올림픽때의 2백60억명을 능가하는 수치다.
올해 한.일 월드컵은 4백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월드컵을 시청할 것으로 보여 홍보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벤트 효과 얼마나 될까=우선 생산이나 고용확대 등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정한 올해 월드컵 관련 소비지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1조5천억원,고용창출효과는 35만명 정도다.
또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람객수는 40만명,이중 중국인 관광객만 6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지출은 5조3천억여원의 부가가치 증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이정도의 부가가치 규모는 경기에 활력소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그다지 큰 것은 아니다.
2000년 국내총생산(GDP) 5백17조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대회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계량화된 수치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성공적인 이벤트 개최는 국가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를 향상시켜 관광산업 활성화와 수출 증대를 유도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스포츠 전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기회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와의 관계=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대체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왔다.
가까운 예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회를 들어보자.
그해 1~7월까지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46.5%나 치솟아 미국(21.8%) 영국(17.5%) 등 여타 선진국 증시에 비해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우도 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종합주가지수가 1백% 이상 뛰어올랐다.
이탈리아도 대회 개최 직전 7.8%,미국은 2.0%가 올랐다.
물론 당시 국내외 경제 상황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파리 증시는 월드컵 이후 2개월반 가까이 30% 정도의 조정을 겪었는데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고조되고,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였던 롱텀캐피털이 파산하는 과정에서 세계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월드컵 이후 1년반 동안 CAC지수가 98년초의 저점 대비 1백8%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시현해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드러냈다.
특히 소매매출의 증가로 97년말까지 마이너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소매매출 증가율이 98년 들어 큰폭으로 증가했고,99년을 넘어서도 연평균 7%대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국내 증시의 "월드컵 약발"=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음식료 숙박 백화점 운송 기타 서비스업 등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며 방송이나 광고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증시도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최근 월드컵 수혜주가 "테마"를 이루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거나 조정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일제당 하이트맥주 롯데칠성 SBS 호텔신라 등이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월드컵 개최국의 사례를 분석해볼 때 월드컵 개최 이전 한달간의 증시가 대체로 상승세를 타기는 하지만 단기 랠리에 그친 경우가 많다"며 "개막후에는 대개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매수.매도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종목은 되도록 피하고 철저히 실적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들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