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이 뛰는 곳에는 오로지 '붉은 악마'만 있다? 국가대표 공식 서포터즈(응원단)로 월드컵 대표팀의 응원을 도맡아온 붉은 악마 외에 다른 응원단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그동안 붉은 악마 응원단의 조직과 규모가 워낙 방대해 다른 응원단 결성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져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에는 별도의 응원단이 여러곳에서 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붉은 악마에 견줄 정도로 규모가 큰 응원단 조직은 KTF(Korea Team Fighting) 응원단. 2002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이며 축구국가대표팀 공식후원사인 이동통신업체 KTF가 지난해 11월 출범시켰다. 지난해말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미국전 응원을 시작, 올 초에 열린 북중미 골드컵과 유럽평가전에서 활발한 응원전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KTF 응원단은 당초 대표팀의 16강 진출 및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고 범 국민적인 축구 붐 조성을 위한 '코리아팀 파이팅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현재는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16박17일간의 대국토 종단 행군을 하고 있다. KTF는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회원들을 모아 국내 축구의 대표 커뮤니티로 육성할 계획이며 다양한 선진 응원문화를 정립하고 전파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코카콜라사는 한국대표팀을 응원할 '777 코카콜라 응원단'을 결성했다. 지난 3월15일부터 5월10일까지 자체 선발 행사를 거쳐 한국전 3경기에 1경기당 7백77명씩 총 2천3백31명으로 응원단을 구성, 한국전에서 별도의 응원전을 벌인다.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도 해외 원정 경기 응원단 사상 최대 규모인 7백77명의 월드컵 응원단을 조직한 바 있다. 한국팀을 위한 응원단만 있는게 아니다. 한국에서 경기를 갖는 나라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업이나 대학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 응원단도 잇따라 결성되고 있다. 현재 월드컵참가국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포터즈는 전국에 45개에 달한다. 이들은 응원할 사람이 거의 없는 세네갈은 물론 한국과 경기를 치르는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을 위한 응원단까지도 만들고 있다. 음식프랜차이즈업체 놀부는 한국과 별 교류가 없는 세네갈을 응원하기 위해 2천명으로 응원단을 구성했다. 응원단은 세네갈 대표팀 유니폼까지 맞춰 입고 대대적인 응원전을 준비중이다. 응원단에는 이근식 행자부 장관과 고건 서울시장, 한나라당 이상배 황우여 전재희 의원과 민주당 장영달 박상희 이희규 허운나 의원 등을 비롯 유덕형 서울예대 이사장, 정광익 물아껴쓰기운동본부회장, 이재철 변호사, 오세창 대구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INI스틸은 한국과 경기를 갖는 포르투갈 선수단을 위해 응원단을 구성했다. 포르투갈을 응원하자는 취지도 있지만 이 나라에 수출량을 늘리기 위한 의도도 있다. 이밖에도 보루네오는 코스타리카, 해나는 우루과이를 지원하기 위한 응원단을 결성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