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5개월중 최저치 경신행진에 나서며 1,250원대로 진입했다. 달러/엔 환율의 125엔대 진입에 자극받은데다 공급우위의 장세가 '하락 추세'를 연장했다. 정부나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용 개입이 드러나고 있으나 시장 방향을 바꿀만한 움직임은 없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8.00원 내린 1,253.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윤철 부총리가 이날 "최근의 환율 하락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치고 재정경제부도 이날 오후 외평채 5년물 5,000억원을 입찰, 발행이전이라도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으나 환율 반등력은 약하다. 추가 물량공급 여부와 달러/엔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가운데 1,250원 붕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일부에서 충당금수요를 꽤 쌓았으나 포지션이 부족해 보이지 않고 물량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외화예금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며 가공급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구두개입에도 126엔대로 올라서는 것이 어렵고 환율 하락 속도에 대한 우려도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라며 "오후에 1,250원을 깨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1,249∼1,254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매도(숏)가 적극적인 것인지, 이월물량이 많은 것인지 포지션 파악이 쉽지 않다"며 "국책은행들에서 물량을 흡수했으나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 역외매도, 네고물량 등 공급우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속도조절용에 그칠 뿐 모멘텀을 바꿀만한 외환당국의 개입은 없다 "며 "1,250원에 큰 의미는 두지 않으나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이 되고 있으며 오후 거래는 1,252∼1,255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달러/엔 폭락과 궤도를 같이하며 1,250원대로 급락, 1,258/1,259원에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2.60원 낮은 1,259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달러/엔 하락에 맞춰 9시 44분경 1,253.30원까지 흘러내렸다. 한동안 1,293∼1,294원을 오가던 환율은 11시 6분경 1,252.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해 2월 28일 장중 1,248.30원까지 내린 뒤 가장 낮은 수준. 이후 전윤철 부총리의 '하락속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254원선으로 반등한 뒤 재차 1,253원선으로 되밀렸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5엔대로 급락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재무성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126엔 회복에 실패, 반락하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5,92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개장초 126.20엔까지 일시 반등한 뒤 차익매물에 밀려 낮 12시 8분 현재 125,85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12억원, 3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