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인터넷서점업계에 모범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두달 동안의 물밑작업을 거쳐 와우북을 전격 흡수합병한다고 최근 발표한 이강인 예스24 사장은 "과도한 가격경쟁을 자제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예스24는 국내 시장에서 60%의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출혈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터넷서점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인터넷서점업계는 후발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 함께 낮출 수밖에 없는 취약한 시장구조를 갖고 있어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장악력 제고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초대형업체가 등장하면 시장장악력이 약한 중소업체들이 가격할인으로 돌파구를 찾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은 추가적인 M&A 가능성을 한껏 열어놓고 있다. 그는 "가격만 맞다면 언제든 M&A협상을 벌일 수 있다"고 말해 언제든 후속타가 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합병으로 매출규모를 1천8백억원(올해 목표치)으로 키운 예스24의 과제는 수익성 제고다. 매년 인터넷서점 시장규모가 2배 가량 성장했지만 이익을 내는 업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비즈니스모델이 유사해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한 이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인터넷서점은 비용측면에서 고정비가 4∼5%밖에 되지 않아 인건비나 물류비 등 변동비용을 줄이면 언제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합병을 통해 변동비용을 상당폭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관리업무를 통합하고 물류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국내 인터넷서점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멀티브랜드'전략을 구상중이다. 흡수합병한 와우북을 그대로 살려놓고 컴퓨터관련 전문서적몰로 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5월부터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에서 수탁경영하고 있는 인터넷서점 '크리센스'도 흡수해 브랜드를 유지할 생각이다. 예스24 1백30만명,와우북 70만명,크리센스 30만명의 회원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예스24는 이번 합병으로 자금조달에도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당장은 예스24와 와우북이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현금유입이 없지만 합병을 마무리하는 시점인 오는 8월말께 와우북의 대주주인 KTB네트워크로부터 10억∼20억원 가량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예스24를 국내 인터넷서점업계에서 난공불락의 강자로 만들어놓겠다는 이 사장의 포부는 돈벌이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출판사들로부터 판권을 인수,국내 도서시장 석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베텔스만 등 외국업체에 대항해 국내 도서시장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