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급증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 45일동안 증시1부 상장기업들이 공식 발표한 자사주 매입 예정규모가 4조2천억엔(약 42조원)으로 시가총액의 1%를 넘어섰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01회계연도(2001년4월∼2002년3월) 동안의 자사주 총 매입액보다 2배이상 많은 규모다. 특히 일본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는 지난 14일 2001회계연도 순익 전부인 6천억엔을 투입,1억7천만주(발행주식의 4.7%)의 자사주를 사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만7천여명(전직원의 7.8%)의 감원계획을 발표한 NTT도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이달말 상장사들의 결산이사회가 집중되면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들어 자사주 매입이 급증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매입조건이 완화된데다 연초 주가 하락으로 경영자들 사이에 '자사 주가 부양' 분위기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라증권 산하 금융연구소는 "일본 기업들은 실적에 비해 비교적 주주배당이 적은 편"이라 지적하고 "하지만 최근의 자사주 매입 증가세는 경영자들의 인식이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