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안 아시아 각국의 유물을 수집,연구해온 일본의 가네코 가즈시게(金子量重) 아시아민족조형문화연구소장 겸 교토 조형예술대학원 객원교수(77)가 20일 자신이 수집한 유물 2백51점을 한국에 기증했다. 가네코 소장은 오는 7월중 2백50여점을 더 기증할 예정이어서 기증유물은 총 5백여점에 이르게 된다. "경주의 계림(鷄林)은 난생(卵生)설화의 장소인데 똑같은 난생설화가 베트남에도 있습니다.신화와 전설은 지역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뜻이지요.그래서 아시아의 문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네코 소장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유물 공개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일 양국이 손잡고 아시아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문화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가네코 소장이 기증한 유물은 일본토기를 비롯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20개국의 고고·민속·미술 자료들. 지난 40년간 4백여차례에 걸쳐 아시아 전역을 답사하며 모은 1만여점의 유물중 일부로 13∼14세기 미얀마의 삼존상전불(塼佛)과 베트남의 청자완,17∼18세기 티베트의 만다라 등 다양하다. "한·일 수교후 맨 먼저 경주를 가보고는 여기가 일본 철기문화의 근원이라 생각했고 그뒤 한국을 50여차례 방문했습니다.고인이 된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 많은 한국 친구를 사귀고 김치와 불고기,곰탕을 즐기며 한국을 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자신의 성(金子)으로 미뤄 김해 김씨의 후손인 것 같다는 가네코 소장은 "한국과 일본은 많은 문화를 주고 받은 관계인데 최근 1백여년 동안 생긴 문제들을 생각하면 서글픈 생각이 든다"면서 "21세기에는 양국이 손잡고 우정을 깊이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