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대금업(貸金業)이 성공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은행들이 금융사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소비자금융연합회 초청으로 '일본 대금업의 성공비결'에 대한 강연차 한국을 찾은 일본소비자금융연합회의 다니야스 순스케 고문(64). 그는 일본에서 대금업이 호황을 누리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은행들이 담보가 없는 개인에게 대출을 꺼리는 사이 다케후지 아콤 등 대금업체들이 그 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니야스 고문은 인터뷰중 "은행은 (대금업을) 할 수 없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관료적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은행이 빠르고 유연한 대출심사가 핵심경쟁력인 대금업을 벌이기엔 무리"라는게 그의 논리다. 그는 또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업은 이제 막 태동기를 맞고 있으며 이는 20년 전의 일본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년간 일본의 소비자금융시장은 4배 정도 성장했으며 향후 20년간 한국시장의 성장세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니야스 고문은 그러나 "대금업의 성장 이면에는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자살하는 개인파산자가 속출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며 "한국 대금업체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선 대출금리를 낮추고 기업경영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