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에서 돈을 한푼도 빌려 쓰지 않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이들 '무차입 기업'은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제조업 평균치의 35배에 달해 수익성도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기업경영분석'을 토대로 무차입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작년에 장·단기 차입금(회사채 포함)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차입 기업이 조사 대상 2천1백75개 업체 중 1백57개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무차입 기업은 지난 99년 92개, 2000년 1백13개 등 해마다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무차입 기업중 상장.등록기업은 남양유업 신도리코 경동보일러 일성신약 켐브리지 다함이텍 세원중공업 삼영열기 태진미디어 한국하이네트 시공테크 대양ENC 등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무차입 기업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13.8%로 제조업 평균(0.4%)의 35배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체들이 1천원어치를 팔아 4원의 이익을 남길 때 무차입 기업들은 1백38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금융회사 대출금을 쓰지 않는 무차입 기업들도 납품업체에 대한 외상값 때문에 부채비율이 41.4%를 기록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