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리콘밸리에선] 온라인 주문배달 다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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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밴은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해 주는 사업으로 관심을 끌었던 인터넷 기업이다.
인터넷 붐에 힘입어 수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한때 '인터넷 기업의 대표주자'로 손꼽혔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이익을 내는데 실패해 결국 지난해 7월 문을 닫고 말았다.
이 때문에 웹밴의 폐업은 '닷컴 버블 붕괴'의 전형적인 사례가 되기도 했다.
최근 '웹밴'이 되돌아왔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집까지 배달해 주는 웹밴 스타일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웹밴이 사업을 재개한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알버슨스(Albertson's)와 세이프웨이(Safeway)가 이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웹밴 덕에 식료품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이점을 누렸던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마니아들을 겨냥한 것이다.
알버슨스는 미국 33개주에 2천4백개의 상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은 3백70억달러에 이르는 식품 전문 유통체인.
이 회사는 지난 99년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지역이 시애틀로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캘리포이나주 최남단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확대한데 이어 올해 2월 남부 캘리포니아, 3월 오리건주 포틀랜드, 4월 로스엔젤레스 등으로 서비스지역을 넓혔다.
1천8백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또다른 식품 전문 유통체인인 세이프웨이는 이 비즈니스를 위해 영국 테스코와 합작, 그로서리웍스닷컴(GroceryWorks.com)이란 자회사를 설립했다.
테스코는 인터넷붐이 일기 시작했던 지난 99년부터 영국에서 이같은 서비스에 나서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또 웹밴의 직원 1백여명도 새로 채용했다.
세이프웨이는 시애틀 포틀랜드 등에서 이 서비스에 나선데 이어 3월부터 서비스 지역을 실리콘밸리로 확장했다.
이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에 나선 것은 당장 큰 돈이 된다기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광고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 하임 멘델슨 교수는 그러나 이들의 시도는 비즈니스적인 면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한다.
멘델슨 교수는 "웹밴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물류망 투자비"라고 지적하면서 세이프웨이 같은 회사들은 기존의 물류망과 창고 등을 그대로 쓸 수 있어 이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 이들은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
알버슨스나 세이프웨이는 주문한 물건을 배달해 주면서 1회에 9.95달러씩을 받는다.
또 알버슨스는 주문한 물건을 실제 상점에 가서 픽업할 때도 물건을 골라 담아두는 비용으로 4.95달러를 받고 있다.
웹밴이 쓰러져간 온라인 주문 상품 배달서비스 시장에 새로 진출한 오프라인 거대 기업은 웹밴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것이 인터넷 비즈니스가 새로운 바람을 타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