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日취항 두 船社의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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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수라고 해서 취항만 하면 돈이 굴러들어올 줄 알았는데 수지 맞추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김재상 미래고속 부사장)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 적중한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오히려 당황스럽습니다."(김옥경 산스타라인 실장)
한·일간 정기선을 취항한 두 선사들이 느끼는 월드컵 경기는 이처럼 대조적이다.
지난 2월부터 부산∼후쿠오카간 항로를 개설한 미래고속은 아직까지 월드컵 특수는 남 이야기처럼 들린다.
평균 승선율이 40%를 밑도는데다 최근 할인행사까지 동원했지만 좀처럼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올해 큰 국제행사도 있고 기존 운항업체인 일본 JR의 시장을 뺏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국내 최초로 초고속 제트포일선을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재상 부사장은 "취항 시점에는 부산내 모든 숙박시설이 동이나 예약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지금은 숙박예약이 취소되며 자리가 생겼지만 이마저 홍보가 안돼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반면 지난달 23일 부산∼오사카간 국제정기여객선 '팬스타페리'를 취항한 산스타라인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 좌석 예약률이 50%를 넘어섰고 8월까지 예약 인원수도 3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가 30만명에 달해 잠재 수요기반이 두터운데다 부산∼오사카간 직항으로 운영되는 정기선이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
김옥경 실장은 "이번 사업을 위해 오사카시와 5년전부터 취항 허가 등과 관련해 물밑 작업을 벌여 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월드컵 특수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가 11조5천억원이라고 발표하는 등 경제적 효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한·일간 4개 항로,한·중간 3개 항로를 개설한 것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치적'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월드컵 홍보활동에 막연히 현혹돼 앞뒤 재지 않고 투자한다고 월드컵특수가 제발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월드컵특수는 준비하는 기업에만 미소짓는다는 사실을 두 선사의 사례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오사카=임상택 사회부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