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입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철강 수출시장인데다 향후 주요 공략대상 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에 취한 세이프가드에 따르면 6개월에 5백30만t을 기본 수입물량으로 설정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 추가 관세(TRQ:Tariff Rate Quota)를 물리도록 돼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17억2천만달러어치를 중국에 수출해 13.7%의 점유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단순 계산하더라도 앞으로 6개월간 1억5천만달러 정도의 추가관세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수입규제 내용 김성우 한국철강협회 통상팀장은 "세이프가드 성격상 본래 자국의 산업피해를 조사한후 피해가 확정되면 발동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국은 우선 잠정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이후 산업피해를 조사, 최종 관세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98년 구조조정을 단행해 보산, 무안, 안산, 수도강철 등 4개 철강집단으로 철강업계를 정리했다. 이어 앞으로 3∼4년동안 총 3천만t의 설비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고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이같은 수입규제조치를 발동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 국내 업계 큰 타격 문제는 중국이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라는데 있다. 특히 수출 전품목이 추가 관세대상이다. 국내 업계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3백80만t의 철강제품을 중국에 수출했다. 지난 99년에 비해 31.0% 늘어난 물량이다. 금액으로는 17억2천만달러에 달했다. 제품별로는 냉연제품이 1백만t으로 가장 많고 도금강판이 78만t, 열연코일 40만t, 반제품(빌렛, 슬라브, 블룸 등) 38만t,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30만t,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15만t 등이다. 이중 포스코는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의 26.5%인 1백73만t을 중국에 수출했다. 일본 수출을 줄이고 중국 수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급 철강재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 INI스틸, 동부제강, 연합철강 등 주요 업체나 중소업체들도 중국 수출비중이 적지 않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수입 냉연제품에 대해 지난 3월22일부터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은 오는 9월 예비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덤핑 관세율은 16∼32%에 달할 전망이다. 냉연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설상가상으로 이중부담을 져야 할 처지다. ◆ 대응 방안 한국철강협회의 김성우 팀장은 "중국은 올 1.4분기에 수입물량이 34% 증가한 것을 빌미삼아 세이프가드를 발동키로 한 것으로 보이나 확정된 산업피해가 없다"면서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런 점을 대응논리로 제시할 계획이고 일본과도 공동전선을 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 생산및 판매법인을 서둘러 설립해 관세부담을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