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정부와 통화당국의 경기정책 기조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성장률(5.7%)만 놓고 보면 국내 경제는 이미 잠재성장률(5%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소비와 건설 경기가 하반기까지 지속될지 신중한 입장을 취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과열 우려'에 대한 경보도 나오고 있다. ◆ '성장의 질'이 나아졌다 =올해 1.4분기 성장은 여전히 내수 소비와 건설이 주도했다. 민간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8.4%, 서비스업 7.6%, 건설이 8.9% 각각 증가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제조업도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1분기중 3.5% 성장, 전체 GDP에 대한 성장기여율이 전분기 18.7%에서 21.4%로 상승했다.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전분기 1백14.1%에서 85.4%로 하락했다. 서비스를 포함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전분기 -14.1%에서 14.6%로 뛰어오르는 등 수출과 설비투자도 본격 증가세로 돌아섰다. 성장의 질이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 주목되는 경기과열 조짐 =일부에서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경기가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우려한다. 게다가 월드컵 대회로 인해 서비스 숙박 관광 등에서 특수(特需)가 확산될 경우 경기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오는 6월 말 시한이 만료되는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조치에 대해서도 '연장이냐 환원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올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7∼8%대로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한은이 이달 초 콜금리를 인상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 불안 요인도 상존 =그렇다고 성장률을 낮추는 불안 요인들이 완전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도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경기가 다시 멈칫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장은 "자동차 특소세 인하 효과로 인해 내구재 소비가 늘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하반기까지 소비와 건설부문이 계속 성장할 것인지 확실치 않은 만큼 아직 경기과열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