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금리, 6.33%로 반등, "수출로 관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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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하루만에 상승했다.
금리는 전날 미국 시장에서 재무부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덕분에 하락 출발했지만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큰 폭 상회해 상승세로 전환했다.
장중 선물 시장을 중심으로 투신권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스왑 관련 현·선물 매수세도 이어져 전체적으로 보합권에서 움직였으나 장 막판 달러/원 환율이 반등하자 추가 상승했다.
은행권의 하반월 지준일이었지만 변동성이 심해짐에 따라 거래량은 평소보다 많았다.
◆ 금리 하락 출발 후 상승 전환 = 2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6.33%를 기록했다.
전날 재무부채권 금리가 뉴욕에 대한 추가 테러 가능성으로 하락해 국고 2002-4호 수익률은 6.25%로 하락 출발했지만 오전장 후반 들어 1분기 GDP 성장률이 알려지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저점인 6.24%가 가까워짐에 따라 차익 실현 욕구가 증가했다는 점도 금리 상승 전환에 일조했다. 주가도 때마침 상승 전환해 채권시장 투자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오후장 중반까지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차익 매물도 예상보다 많지는 않아 금리 상승세는 보합권으로 제한됐으나 장 막판 달러/원 환율이 반등하자 추가 상승했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0.03%포인트 상승한 6.80%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과 1년물은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한 6.14%, 5.48%를 가리켰다.
회사채 수익률도 올랐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등급 수익률은 0.04%포인트 상승한 7.10%를, BBB- 등급 수익률은 0.04%포인트 상승한 11.06%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17포인트 하락한 103.78로 마감했다.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한 뒤 103.80선의 지지를 받는 모습이었지만 역시 장 막판 환율 변화로 추가 하락했다.
거래량은 7만7,016계약으로 전날의 4만6,201계약을 크게 상회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은행과 투신사가 1,330계약, 4,208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증권사와 개인, 외국인은 각각 2,081계약, 1,531계약, 2,094계약 순매도했다.
◆ "펀더멘털은 중립적일 것" = 한국은행은 1/4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1.0%포인트 높은 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 인상이 1분기 고성장을 이미 감안하고 단행된 것이어서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2분기에는 경제가 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GDP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초 발표되는 5월 수출 실적으로 이동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20일까지 기록했던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이 계속 이어질 지, 최근의 환율 하락이 수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지 계산하는 분위기다. 환율 하락세는 아직까지 수출에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의 구용욱 연구위원은 "달러/원 환율 하락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에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수출 경쟁국 통화도 강세여서 달러/원 환율이 지금보다 더 급하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구 연구위원은 "수출이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에 크게 의존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달 수출이 큰 폭 증가해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율 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 기대 또한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하락할 수는 있지만 내수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 전체 물가 상승 대세는 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출과 환율 등 펀더멘털 요인은 당분간 채권 시장에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추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당분간 국고 3년물의 6.2∼6.4% 박스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