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크게 강화된 정부와 외환당국의 하락속도에 대한 우려 표명이 시장에 개입 경계감을 조장하면서 이틀만에 상승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추가 개입에 대한 긴장감이 조성된 가운데 고점 매도세가 여전, 시장은 쉽사리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일본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이후 124엔대로 재반락했으나 장중 등락이 제한돼 있다. 엔/원 환율은 다시 100엔당 1,000원대 수준을 회복했다. 오후에도 달러/엔 동향이 가장 큰 변수이나 큰 변동이 없다면 1,245∼1,250원 범위의 등락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1,247.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2.80원 높은 1,2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246.00원까지 떨어졌으나 달러/엔의 상승을 타고 10시 6분경 1,250.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네고물량 공급으로 추가 상승이 제한된 환율은 서서히 레벨을 낮춰 10시 37분경 1,247.50원까지 내려선 뒤 주로 1,247원선의 강보합권에서 배회했다. 개장초 전윤철 부총리가 최근 원화 절상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기본적으로 환율은 국가경제의 펀더멘털에 따라 결정된다"고 언급, 당국의 개입은 속도조절용일뿐 추세를 바꾸려는 시도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업체 네고물량이 1,248∼1,249원에서 공급됐으나 개입 우려감의 상존으로 최근의 적극적인 공세는 뒤로 물러선 상태며 결제수요가 조금 있었다. 역외세력은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다. 국책은행 등은 오전중 1,247원선 부근에서 약한 지지성 매수세를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갑작스런 개입이 있었던 터라 조심스럽게 쉬어가는 장세"라며 "공급이 여전히 많긴 하나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 등과 일부에서 달러/엔에 기댄 달러매수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책은행은 아래쪽을 약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결국 달러/엔이 가장 큰 변수다"며 "경계감 작용과 물량 공급이 맞닥뜨리면서 오후 달러/엔이 현 수준이면 약간 더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장 초반 역외세력이 1억달러 이상을 매수한 것 같고 일부에서 달러/엔에 기대 끌어올렸다가 다시 매도로 전환했다"며 "어제 달러/엔이 오른 거 때문에 오전장 초반 경계감이 강했으나 약간 희석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온데다 장중에도 계속 무거운 상태"라며 "달러/엔이 확실히 움직이기 전에는 등락이 제한되는 가운데 1,245∼1,250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4월 무역수지가 수입 증가로 예상보다 준 7,767억엔(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 엔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했으나 시장은 별다른 반응은 없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