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가 서울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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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요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서울의 비(非)강남권 분양가를 추월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수도권에서는 분양가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점을 이용,'값올리기'에 나서면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22일 정부가 "업체들이 원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과다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발표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분양가 거품론'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23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 안양 군포 하남 남양주 등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다음달초 서울 5차 동시분양에 나올 비강남권 지역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인지역 분양가는 서울 비강남권 분양가를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용인 죽전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중인 현대산업개발 아파트의 경우 평당 7백39만원선에서 분양되고 있다.
서울지역 5차 동시분양에 참여할 예정인 16개 업체 가운데 이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놓고 있는 업체는 3개사뿐이다.
서울의 인기지역인 서초구 방배동과 서초동,양천구 목동 등에서 공급될 아파트들만 죽전지구 분양가보다 비싸다.
서울 5차 동시분양 업체 가운데 용인시 신봉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평당 7백10만원)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업체도 4개사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난개발 오명을 쓰고 있는 수지읍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도 6백30만원을 웃돌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5차 동시분양을 통해 서울 광진구 양천구 도봉구 강서구 은평구 등지에서 공급될 아파트 분양가(5백10만~6백10만원)보다도 높은 것이다.
용인지역뿐만 아니라 안양 군포 하남 남양주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도 비강남권의 분양가를 추월하거나 대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군포시와 안양시에서는 평당 5백60만∼6백만원대의 분양가가 굳어질 조짐이어서 5백만원대의 서울 강북권 분양가를 앞서고 있다.
서울 5차 동시분양에서 분양되는 도봉구의 창동연합재건축조합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5백20만~5백50만원대이다.
하남시에서 현재 분양중이거나 분양예정인 아파트의 분양가도 평당 5백60만원 안팎으로 광진구 중곡동,양천구 신월동,도봉구 창동에서 공급될 아파트 분양가와 차이가 없다.
남양주에서 공급중인 아파트도 5백만원대 대열에 합류하면서 일부 서울지역 분양가를 넘어섰다.
이처럼 수도권 분양가가 비강남권을 따라잡고 있는 것은 주택건설업체들이 청약열기에 편승해 지나치게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용인 수지지역에서는 불과 1년 만에 분양가가 32평형 기준으로 2천만원 이상 급등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분양가는 서울지역 아파트 값의 지지선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수도권 분양가가 이처럼 오르는 상태에서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