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빌 에모트 편집장이 23일 방한,조선호텔에서 '9·11테러 이후의 국제질서 변화'란 주제로 강연했다. 에모트 편집장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보호무역주의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 단언하고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합의된 세계 자유무역주의의 거대한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한국과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무역주의는 승리할 것=현재 세계경제는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유무역을 강력하게 주창하며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출범을 이끌어냈던 부시 대통령이 철강수입규제,농업보조금 지급확대 등 보호주의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자유무역이 승리하면서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의 적이 아니다=중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일부 세력이 미국에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동안에는 진정한 의미의 위협이 될 수 없다. 문제는 오히려 중국의 경제력이 약화될 경우다. 중국경제는 향후 20년동안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적으로 등장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대만문제가 변수이지만 중국이 20년안에 영토확장에 눈을 돌릴 것 같지는 않다. ◆일본경제 탈출구는 '진정한 위기'=일본도 세계경제의 사이클 안에서 움직인다. 일본경제는 지난 5년간 침체를 거듭해왔으나 많은 분석가들이 일본경제의 회복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적 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아 그렇다.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려 해도 변화에 대한 저항이 워낙 강하다. 적극적인 추진력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진정한 위기'가 선행되지 않으면 일본경제의 회복은 어렵다. 진정한 위기란 중국경제의 위협 등 외부적 요인과 금융시스템 붕괴 등 내부적 요인을 말한다. ◆후세인은 1년내 축출될 것=미국은 향후 1년안에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다. 대량 살상무기가 더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의 공격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주변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는 이란의 개혁주의자들에게도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다. 정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