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70년대부터 '강남 중심'으로 추진해온 도시개발 기본틀을 전환해 '강북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서울시는 '강남 일극 집중'으로 인해 상권,부동산 시장은 물론 학원 등 사교육시장까지 심각하게 왜곡됐고 강북의 상대적인 침체로 같은 서울인데도 강남·북간의 이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고 도시발전 전략을 30여년 만에 바꾸기로 했다. 진철훈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24일 "상암경기장 건설 등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강북 활성화'의 기폭제가 마련됐다"며 "'강남·북 균형 발전을 위한 도시성장 관리방안' 마련에 착수해 내년까지 확정짓겠다"고 말했다. 시는 월드컵 대회가 끝나는 대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외부 전문컨설팅 기관 등을 통해 강남·북간 불균형 실태를 정밀 조사하는 등 기초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강남의 주택 재개발 등을 억제하는 대신 강북에서는 이를 촉진하고 상암,왕십리 등지에 잠실에 버금가는 부도심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강북 활성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시는 현재 진행 중인 일반주거지역 세분화 과정에서 강북지역에 대해서는 1종(4층 이하,용적률 1백50% 이하)보다 2종(7∼12층,용적률 2백% 이하)과 3종(층수 제한없이 용적률 2백50%)의 비율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강북지역에는 구릉지에 인접한 주택가가 많아 세분화 지침을 강남과 같이 적용하면 1종으로 분류되는 지역이 많아지고 이 경우 재개발사업 매력이 너무 낮아지므로 차별적인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부도심도 강남에 비해 강북은 우선 수적으로 너무 적다고 보고 강북 중심으로 부도심을 늘리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용산,상암·수색지구,왕십리 등을 부도심으로 집중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월드컵경기장 옆 상암지구는 오는 2010년까지 강남 테헤란밸리를 능가하는 첨단 정보·미디어산업단지와 7천여 가구의 친환경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미래형 신도시'로 개발된다. 용산 일대는 국제 업무 단지로 개발되고 미군기지 이전에 맞춰 시청사가 옮겨 가면서 '행정 중심지'로 발전할 전망이다. 왕십리 일대는 서울 동북부의 중심지로 육성된다. 시는 또 강남의 상업용지를 현 수준으로 묶는 대신 강북의 상업용지는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전략에 따라 현재 준주거지역인 서울 동북부의 미아삼거리역 일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키로 했다. 시는 현재 노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지하철 10호선 등도 강북 중심으로 배치키로 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강북에 3∼4개의 자립형 사립고를 우선 유치하고 강남지역 명문고와 입시학원의 '강북행'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강북지역 자치구들의 재정 확충 방안도 마련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