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측이 공인회계사를 상대로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범위를 확대키로 한데 대해 회계법인들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부실책임이 마치 공인회계사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회계법인들은 이번 사태가 한 두 회계법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회계사 업계의 존폐가 달린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회계법인 대표들은 최근 대책회의를 갖고 회계법인의 입장을 담은 건의서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에 전달키로 했다. 공인회계사회 한 관계자는 "배상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투명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이미지사업 성격을 갖고 있는 회계업계가 생존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잇따를 경우 해당 회계법인은 물론 회계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국가 신인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계법인들은 예보측이 과거 회계감사와 관련,금감원 징계를 받은 것이 마치 분식회계를 방조하고 해당 기업을 부실로 이끌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 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금감원의 감리 결과 지적을 받은 것은 기업측이 작성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잘 했는가를 따지는 것"이라며 "마치 기업부실에 대한 책임이 회계사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될 경우 공인회계사가 해당기업의 분식회계를 방조했는 지 여부를 예보측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