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전통기업들 재도약 시동 .. 디지털기술 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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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사하구 삼락동에 위치한 성호실업의 생산기술팀.
성호실업의 비밀병기라 할 이 부서는 회사건물 3층 사장실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디지털 슈' 맞춤 구두의 모형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회사 권동칠 사장은 "구두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맞춤구두 시대를 연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신발산업 대 변혁을 앞장서 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실업은 지난달 말 부산의 중심지인 서면에 판매장을 개장한지 한달도 채 못돼 3백켤레 이상 주문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친김에 연내 서울 등에 5개 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인기품목인 골프화와 축구화 테니스화 등으로도 맞춤신발 영역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성호실업처럼 신발 등 전통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거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화승그룹도 신발명성 회복에 나섰다.
화승은 지난 25일 베트남 호치민시 동나이성의 우비즈공단에 연간 1천2백만켤레를 생산할 수 있는 베트남 최대규모의 신발공장인 화승비나(HSV) 공장을 착공했다.
올해 5라인에 이어 2004년까지 20개 라인을 가동시킬 계획이다.
고영립 부회장은 "오는 9월부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화승그룹의 신발생산 능력은 인도네시아 및 중국 공장을 합쳐 연간 2천3백만켤레로 늘어나 그동안 위축됐던 신발산업이 재도약하는 토대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인디안' 상표로 알려진 패션업체 세정은 악기시장에 진출,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정은 지난해 7월 계열사인 세정악기를 설립, 중국 칭다오시에 1천2백30만달러를 투자해 부지 3만8천평 건평 2만평 규모의 악기공장을 건설중이다.
연간 1만5천대의 피아노와 18만대의 기타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세정 박순호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피아노는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싸 미국과 일본 유럽지역 바이어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세정은 이같은 공격경영을 통해 올해 40%가 넘는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산상의 태경호 조사홍보팀장은 "신발과 섬유 등 부산의 우량 전통기업들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