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매뉴얼 기피증'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소비자들의 매뉴얼 기피증이 제품이미지 실추 등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월풀은 매뉴얼을 안읽는 소비자들로부터 쇄도하는 '어떻게(How to)' 문의에 대처,기본적인 제품설명을 담은 컬러풀한 스티커를 제품 곳곳에 부착하고 있다. 월풀은 궁극적으로 매뉴얼이 필요없는 제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모든 기능을 간단한 음성인식 등을 통해 스스로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 자동차메이커인 수바루아메리카는 호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소형 매뉴얼을 별도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소형 매뉴얼은 라이트 및 윈도브러시 작동,오일체크 등 운전자가 알아야 할 '필수사항'만을 담고 있다. 물론 규정에 따라 4백50쪽에 달하는 '스탠더드 매뉴얼'도 함께 만들고 있다. 수바루는 고객들의 기본지식 결여로 자사차량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것에 대응,신규 고객에 대한 사전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또 매뉴얼에 만화나 그림 등을 대거 삽입,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려고 애쓰고 있다. 휴렛팩커드와 합병한 컴팩이 사용설명서에 시각효과를 강화한 뒤 고객문의가 줄어들었던 것이 대표적 케이스다. 미국인들이 매뉴얼을 읽지 않는 것은 '즉석만족'에 익숙해진데다 내용 또한 난해하기 때문이라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다. 하지만 매뉴얼의 기본내용만 읽어도 민원전화의 20∼30%가 줄어든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